“자식을 위한다는 말 한마디가 아이를 망치고 있다”… 전문가가 말하는 진짜 육아의 기준

2025. 11. 24. 13:57뉴스

부모라면 누구나 “아이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선의로 한 행동과 말이

오히려 아이의 자율성과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핵심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존스 홉킨스 의대 소아·청소년 정신의학과 지나영 교수는 최근 강연에서
“한국 부모들은 아이를 사랑하지만, 방식이 다소 위험한 사랑이 되는 경우가 많다”라고 강조했다.


아이를 내 존재와 동일시하고,

성취·비교 중심으로 가치 판단을 내리면 아이는 홀로 설 힘을 잃게 된다.

 

육아 전문가들은 아이에게 반드시 전해야 하는 두 가지 메시지를 제시한다.
첫째는 조건 없는 사랑. 둘째는 절대적인 존재 가치다.
이 두 가지는 외적 성공보다 훨씬 강력한 성장 기반이며,

아이의 평생 정신 건강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부모의 ‘과한 사랑’이 아이를 무너뜨리는 이유

 

한국 부모는 열정적이고 헌신적이다.

문제는 이 열정이 종종 과도한 동일시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아이의 성적이 곧 부모의 성적이 되고, 아이의 실패는 부모의 실패가 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태도가 다음과 같은 결과를 만든다고 말한다.

  • 아이는 자신의 삶이 아닌 부모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삶을 살게 된다.
  • 스스로 판단하는 힘이 약해지고, 선택의 순간에 타인의 의견을 먼저 탐색하게 된다.
  • 성취를 통해서만 사랑받을 수 있다고 믿으며, 작은 실패에도 쉽게 무너진다.

특히 “너 이러면 무시당한다”, “공부 안 하면 사람 취급 못 받는다”와 같은 말은
아이에게 존재 가치를 조건부로 부여하는 위험한 표현이다.
이 메시지는 평생의 불안을 심고,

성적·직업·돈으로 자신의 가치를 채우려는 삶으로 이어진다.

 

“자식을 위한다는 말 한마디가 아이를 망치고 있다”… 전문가가 말하는 진짜 육아의 기준

 

반드시 가르쳐야 할 두 가지: 조건 없는 사랑 + 절대적 존재 가치

 

지 교수는 모든 부모가 아이에게 꼭 말해줘야 하는 두 가지 메시지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1) “나는 너를 언제나 항상 변함없이 사랑해.”

이 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다.
아이 마음에 안전기지를 만들어 주는 심리적 기반이다.

조건 없는 사랑을 받은 아이는
누가 평가하거나 비교해도 흔들리지 않는 기본적 자존감을 갖게 된다.

2) “너는 존재만으로 존중받을 가치가 있어.”

존재 가치가 인정받지 못하면 아이는 두 방향 중 하나로 흐른다.

  • 스스로를 ‘쓸모없는 존재’라고 느끼며 자존감이 낮아지는 경우
  • 반대로, 성취를 통해 ‘가치 있는 사람’이 되려고 과도하게 경쟁적이 되는 경우

전문가들은 “현대 한국 사회의 극심한 경쟁 문화는 바로 ‘존재 가치 부재’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비교·가스라이팅·과개입은 어떻게 아이의 자율성을 빼앗는가

 

■ 자율성을 키우는 메시지

  • “오늘은 너의 몫을 네가 해보자.”
  • “넌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 필요하면 내가 도와줄게.”

■ 자율성을 빼앗는 메시지

  • “네 생각은 틀렸어. 내가 시키는 게 맞아.”
  • “내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넌 망해.”

전문가들은 후자의 메시지가 대표적인 가스라이팅 형태라고 말한다.
아이는 ‘내 선택은 늘 틀리다’는 인식을 갖고,

성인이 되어서도 스스로 삶을 결정하기 어려워진다.

 

이런 방식으로 자란 아이들은 좋은 대학을 가더라도 30~40대에 이르러
“엄마가 원하는 선택이 뭘까?”를 고민하는 성인이 되기 쉽다.

 

“공부 잘해야 자존감이 생긴다”는 오해

 

한국에서는 자존감을 자신감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지 교수는 자존감을 구성하는 요소를 다음 세 가지로 설명한다.

  1. 자기 수용 – 나는 있는 그대로 괜찮다
  2. 자기 존중 – 나는 존귀하고 존중받아야 할 사람이다
  3. 자기 효용 – 나는 노력하면 할 수 있다

공부·성적은 3번에 해당하는 일부 요소일 뿐이다.
1번과 2번이 없다면 성적 기반 자존감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부모는 성적보다 자기 효용을 키우는 실천을 강조해야 한다.
대표적 방법이 집안일이다.

“이건 가족 구성원으로서 네 몫이야”라고 알려주는 순간

아이는 “나는 도움이 되는 사람이다”라는 감각을 얻는다.

 

성장에 필요한 것은 ‘만족’과 ‘좌절’의 균형

 

부모는 아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본능적으로 해결해주고 싶어진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좌절을 제거하는 것은 아이의 회복 탄력성을 앗아가는 일”이라고 말한다.

  • 적절한 규칙
  • 약속의 실행
  • 스스로 풀어보는 경험
  • 책임을 완수한 뒤 오는 보람

이 네 가지는 아이의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주며, 행복에도 직결된다.

“오냐오냐 키우는 것도, 반대로 압박과 공포로 키우는 것도 모두 실패한 육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수능 앞둔 아이에게 부모가 꼭 해줘야 할 한 마디

 

지 교수는 수능 직전 아이에게 반드시 전해야 할 말이 있다고 강조한다.

“네가 잘 보든 못 보든, 좋은 대학을 가든 못 가든
엄마·아빠는 너를 언제나 항상 변함없이 사랑해.”

이 말을 들은 아이는 불안이 크게 줄고 시험도 더 잘 보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 말은 수능을 위한 전략이 아니라,
평생을 지탱할 심리적 기반을 만들어주는 부모의 역할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육아의 출발점은 사랑, 종착점은 ‘자립’

 

좋은 대학·좋은 직업·좋은 연봉은 목표가 아니다.
육아의 본질은 아이를 사랑하고, 결국에는 독립시키는 것이다.

 

“자식은 잘 키우려고 낳는 게 아니다. 그냥 사랑하려고 낳는 거다.”
지 교수의 어머니가 남긴 이 말은 많은 부모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

 

아이도 부모도 서로를 선물로 바라볼 때,
비로소 비교와 불안에서 벗어나 건강한 관계가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