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SES”…아이의 평생 회복력 키우는 감정 코칭의 힘

2025. 11. 24. 10:37뉴스

정서적 지지와 행복 습관이 아이의 취약성을 줄이고 잠재력을 살린다

 

한국 교육의 성과는 세계 최상위권이지만,

학생들의 정서적 취약성은 오히려 심각해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고려대 조벽 석좌교수는 최근 강연에서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사회정서적 역량(SES)”이라며

“이를 키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감정 코칭”이라고 강조했다.


본 내용은 조벽 교수의 핵심 내용을 바탕으로,

부모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SES 강화 방법을 중심으로 재구성했다.

 

미래 준비는 ‘잠재력 강화’보다 ‘취약성 완화’부터

 

많은 부모가 자녀의 성적, 스펙, 가능성만 키우는 데 집중하지만

조 교수는 이를 “반쪽자리 교육”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잠재력이 커질수록 취약성도 같이 커지므로

두 날개가 균형을 이뤄야 아이가 멀리 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세계 학생 비교 연구인 PISA 자료에서도

한국은 학업 성취도는 최상위지만 정서적 스트레스·자살률은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즉, 성취를 키우기 위한 압력이 커질수록 정서적 기반이 약해지고,

이는 장기적으로 우울·불안·공황, 공격성, 무기력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모가 해야 할 핵심은 잠재력 강화 + 취약성 완화
두 가지를 동시에 다루는 ‘양면적 양육’이다.

 

SES(사회정서적 역량) 3대 요소: 상위 0.1% 대학이 공통으로 찾는 능력

 

세계 명문대들은 성적이나 스펙보다 다음 3가지 능력을 중시한다.

1. 자기 조율 능력

  • 스트레스·자유에 대한 부담을 스스로 관리하는 능력
  • ‘내 멋대로’가 아니라 ‘내 자유를 내가 책임지는 힘’

2. 관계 조율 능력

  • 협력하고 조율하며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
  • 혼자 똑똑한 아이보다, 함께 일하고 싶은 아이가 훨씬 높은 평가를 받는다

3. 공익 조율 능력

  • 자기 이득을 넘어 사회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구상·실천하는 힘
  • 이는 희생·봉사가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창의성에 가깝다

조 교수는 “기여하는 사람이 결국 가장 큰 성과를 낸다”며
“혁신의 출발점도 누군가의 필요를 발견하는 태도에서 나온다”라고 강조했다.

 

한국 교육의 치명적 공백: 감정(A)의 부재

 

교육의 3대 영역은 A(감정), B(행동), C(인지)이지만,

한국 교육은 C(인지)에 과도하게 집중해 있다.

 

감정적 안정이 무너지면 아이는 아래와 같은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 집중력 저하
  • 충동성 증가
  • 공격성·도피 행동
  • 자기파괴적 습관

특히 ACE(아동기 부정적 경험)는 성인기 우울·불안·중독 위험을 크게 높이며,

조 교수는 “ACE가 많아도 보호 요인이 있으면 충분히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보호 요인은 곧 부모의 정서적 지지, 즉 감정 코칭이다.

 

실천 가이드: ‘감정 코칭’이 SES를 키우는 가장 강력한 방법

감정 코칭은 어렵지 않다.

정답은 ‘지지 → 공감 → 지도’의 순서다.
부모 대부분이 반대로 ‘지도 → 지시’부터 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 1단계: 감정 수용

  • “그랬구나.”
  • “많이 속상했겠다.”
  • “엄마/아빠라도 그 상황이면 힘들었을 것 같아.”

➡ 감정을 수용하면 아이의 신체 반응( fight-or-flight )이 즉시 안정된다.

 

■ 2단계: 공감 형성

감정을 인정받은 아이는 “이 사람은 내 편”이라고 인식한다.
귀가 열리고, 조언을 들을 준비가 되는 단계다.

 

■ 3단계: 행동 지도

감정이 안정된 후에만 지도(조언)가 효과가 있다.
지지 없는 지도는 잔소리이고, 관계를 해친다.

 

‘부모의 10분’이 아이의 평생 회복력을 만든다

 

부모가 가장 자주 하는 착각은 “시간이 부족해서 미안하다”는 죄책감이다.
하지만 조 교수는 “많은 시간보다 집중된 10분이 훨씬 강력하다”고 말한다.

 

하루 10분만이라도 핸드폰을 내려놓고, TV 끄고 오로지 아이만 바라보며 대화를 연결하는 것.

이 행동 하나가 아이에게 “나는 소중한 존재”라는 자기 확신을 심어준다.

이 확신은 장기적으로 우울·불안·트라우마로부터 아이를 보호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된다.

 

진짜 행복은 스펙으로 오지 않는다

행복은 성취의 결과가 아니라 습관이다.
억대 연봉, 명문대 합격, 성공 경험도 모두 잠시 상승 후 원래 수준으로 돌아오는 ‘회귀 법칙’을 갖는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에게 “나중에 행복해라”라고 말하는 대신
일상 속에서 “이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할 수 있는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

 

조 교수는 다음 문장을 강조한다.

“말로 가르치면 따지고, 행동으로 보여주면 따른다.”

“부모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SES”…아이의 평생 회복력 키우는 감정 코칭의 힘

 

 

잠재력보다 중요한 건 ‘지지받는 경험’

 

아이에게 최고의 선물은 물질 지원, 영어 유치원, 사교육이 아니다.
아이 마음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경험, 즉 정서적 지지를 통해 SES가 강화되는 환경이다.

  • 잠재력은 지지 속에서만 꽃핀다.
  • 취약성이 낮아야 잠재력이 쓰인다.
  • SES를 갖춘 아이는 협력하고, 성장하고, 다시 사회에 기여한다.

부모의 정성 한 조각이 아이의 평생 회복력이 된다.
그리고 그것이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오래가는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