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4대 보험 받는 개인사업자”… 넷플릭스 직원들이 말한 생존법

2025. 11. 29. 19:46뉴스

“우리는 4대 보험 받는 개인사업자”… 넷플릭스 직원들이 말한 생존법

 

글로벌 테크·엔터테인먼트 기업 넷플릭스의 조직 문화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 마케팅 전략 헤드로 활동했던 서보경 작가가 직접 밝힌 경험담이 공개되면서,

“성과가 어려우면 과감하게 이별한다”는

프로 조직의 운영 방식이 국내 취준생·직장인들 사이에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입사 첫날, AI 도입 결정으로 옆 팀 전체가 하루아침에 퇴사한 사례는

넷플릭스식 조직 운영의 냉정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 경험은 ‘무조건 오래 버티는 사람’이 아닌,

당장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최적의 인재만을 남기는 글로벌 빅테크의 기준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우리는 4대 보험만 받는 개인사업자다”… 넷플릭스가 말하는 ‘프로 조직’

서보경 작가가 정의한 넷플릭스 조직 문화의 핵심은 “프로 스포츠 팀”이다.
즉, 직급·연차·근속기간보다 능력·역할·기여도가 절대적인 기준이다.

  • 공채 없음
  • 대학 졸업생·신입 사원 없음
  • 베테랑만 스카우트
  • 필요 없으면 즉시 이별

넷플릭스의 채용 과정도 이 철학을 그대로 반영한다.

인터뷰는 단 30분, 그리고 바로 연봉 협상.

회사는 현재 연봉의 10~20% 인상이 아니라 “한국에서 받을 수 있는 가장 높은 연봉을 제시하라”라고 요구한다.

 

내부 직급별 연봉 체계도 없다.

투수·포수·타자의 연봉이 역할마다 다른 것처럼, 넷플릭스의 보상은 전적으로 역할 기반이다.

 

넷플릭스가 신입을 뽑지 않고 “We don’t hire children(우리는 아이를 뽑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르칠 시간이 없고, 이미 완성된 사람만 뽑는다”는 뜻이다.

 

AI 도입되면 팀 전체가 사라진다… “다른 포지션 이동? 없다”

다른 기업이라면 조직 변화가 있을 때 기존 인력을 다른 부서로 이동시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다르다.

입사 첫날 서보경 작가가 봤던 장면이 그 대표적 사례다.

“제 책상 두 개 옆에 있던 팀이 모두 퇴사했어요. 회사가 AI로 그 업무를 대체하기로 결정했거든요.”

 

넷플릭스는 투수가 필요 없어진다고 해서 타격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각자의 포지션에서 최고가 아니면 함께할 수 없다”가 문화적 원칙이다.

 

이 때문에 내부에서는 “우리는 4대 보험 받는 개인사업자”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조직 전략이 바뀌면 언제든 역할이 사라질 수 있다는 걸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가 원하는 인재: 워커(Worker)가 아닌 솔버(Solver)

아시아 기업 대부분은 ‘충성도 높은 워커’를 원하지만,

넷플릭스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버를 원한다.

  • 지시받고 움직이는 사람 X
  • 회사 문화 교육받고 적응하는 사람 X
  • 스스로 문제를 찾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람 O

입사 후 별도 교육 프로그램도 없다.
서보경 작가가 “트레이닝 일정이 언제인가?” 묻자 돌아온 답은 명확했다.

“없습니다. 우리는 베테랑만 뽑습니다.”

 

이 말은 취준생·직장인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회사에서 성장시키는 시대는 끝났고, 스스로 역량을 채우는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이건 군대물이 아닙니다”… 좌뇌·우뇌를 동시에 쓰는 천재들

넷플릭스의 업무 수준을 보여주는 에피소드도 화제다.
서보경 작가는 ‘D.P.’의 첫 시즌 마케팅 전략을 고민하며

“군대물은 여성 타깃에게 약하다”는 난제를 안고 있었다.

 

그러나 한 마케터는 군대 이야기를 1시간 반 듣고 이렇게 말했다.

“이건 군대물이 아니라 빠른 템포의 수사극으로 팔아야 합니다.”

 

그 결과, D.P.는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중 주요 히트작이 됐다.
좌뇌(전략)와 우뇌(창의)를 동시에 사용하는 인재가 많다는 점은 넷플릭스의 강점을 보여준다.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3P 미팅: “30분 안에 결론까지”

넷플릭스는 회의 문화에서도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 확연히 다르다.
모든 미팅은 3P 방식(Purpose·Preparation·Point Discussion)으로 진행된다.

  • 목적(Purpose): 회의하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으면 미팅을 하지 않음
  • 준비(Preparation): 30분 회의를 위해 반나절 준비
  • 핵심 토론(Point Discussion): 회의 중 읽는 자료 없음, 바로 의사 결정

30분 안에 논의, 결론, 후속 조치(넥스트 스텝)까지 모두 끝낸다.

한국 기업의 “사장님, 오늘 보고 내용은…”으로 시작하는 회의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이탈 방지’ 프로젝트 사례: “우리가 못 해봤을 거라 생각하나요?”

입사 직후 서보경 작가는 가입 후 취소를 막기 위한 프로젝트에 투입됐다.
한국 케이블 TV처럼 ‘해지할 때 극도로 귀찮게 만들자’는 의견을 냈지만, 돌아온 답은 단호했다.

“우리는 그런 방식 쓰지 않습니다. 넷플릭스가 없으면 안 되는 환경을 만드는 게 원칙입니다.”

 

이 말은 넷플릭스의 본질을 가장 잘 보여준다.
편법이 아니라 가치 제공으로 붙잡는다는 것.
즉, 콘텐츠와 서비스 품질로 고객을 묶어두는 방식이다.

 

넷플릭스 사례를 통해 취준생·직장인이 얻어야 할 핵심 메시지

넷플릭스 사례는 ‘냉혹하고 잔인한 조직문화’로 읽힐 수 있지만,

동시에 글로벌 시장이 요구하는 인재상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1) 회사에 배울 생각은 시대착오

회사가 교육해 주는 시스템은 사라지고 있다.

2) 문제 해결 역량이 핵심 자산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솔버’가 미래형 인재.

3) 전문성은 단일 포지션에서 완성

미래 인재는 ‘포괄적 능력자’보다 ‘깊은 전문성’을 가진 사람.

4) 자율성과 책임은 세트

높은 보상에는 높은 책임과 스스로 판단하는 역량이 필수.

5) “나를 대체할 기술이 등장할 수 있다”는 전제를 항상 유지

AI가 업무를 대체하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한국 기업도 속도는 다르지만 넷플릭스식 변화를 점차 도입하고 있다.
결국 “스스로 성장하지 않는 인재는 오래 살아남기 어렵다”는 메시지가 명확해지고 있다.